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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정열적이며 거칠다.

 

코파 아메리카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여기있다.

 

경기만 했다하면 카드가 쏟아진다. 열정의 남미 대륙 선수권인 코파 아메리카의 열기는 이미 잘 알려진 일이지만 더한 격렬함 때문인지 칠레를 향하는 시선이 더하다.

 

칠레에서 한창 치러지고 있는 2015 코파 아메리카의 화제 중 하나는 선수들의 경기력 외적인 거센 충돌이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부터 칠레의 곤살로 하라까지 퇴장과 징계 등으로 대회를 떠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조별리그 콜롬비아전에서 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공을 상대에 내질러 4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브라질이 8강에서 탈락해 네이마르의 남은 2경기 출장 정지는 다음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로 '이월'됐다. 네이마르와 충돌했던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바카도 퇴장과 함께 2경기 출장 정지로 결과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칠레의 하라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상대 공격수 에디손 카바니에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했다. 경기 때는 카바니가 하라의 얼굴을 때렸다며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경기 후 사진 등의 판독을 통해 하라가 카바니의 '엉덩이 골'에 손가락을 갖다댄 것이 드러나 3경기 출장 정지의 사후 중징계를 받았다. 하라의 기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카바니에게 다가가 가족(아버지)을 조롱한 구설의 혐의까지 받고 있다. 카바니가 크게 흥분한 이유라는 증언이다. 중징계를 받은 하라는 개최국 칠레가 결승에 오르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퇴장 조치와 징계는 선수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 멕시코의 미겔 에레라 감독, 우루과이의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 등이 벤치 퇴장을 당했다. 선수와 감독을 합친 이번 대회 퇴장 숫자는 모두 9번이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모두 22경기를 치렀으니 경기당 0.41개의 퇴장이 나온 셈이다. 퇴장이 이 정도니 옐로우 카드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22번의 경기에서 나온 경고는 모두 106개다. 경고와 퇴장을 모두 합치면 115개로 경기당 5.23장의 카드 또는 명령이 내려진 셈이다. 어떤 대륙 대회나 월드컵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적은 게 아닌 압도하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월드컵과 비교하면 금세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경기당 카드(경고+퇴장)는 3.08장이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경기당 카드도 4.34장이었다. 3장 초반이나 많아야 4장 정도였다. 이번 대회와 비교하면 1~2장 적은 수치다. 경기 평균 수치라는 걸 감안하면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이번 대회가 매 경기 1,2장씩은 카드가 더 많은 것이다. 코파 아메리카와 같은 타대륙 선수권과 비교해도 차이는 분명하다. 최근 유럽 선수권이었던 유로2012의 경기당 카드는 4.06개였다. 이번 대회와 1장 이상의 차이다.

 

코파 아메리카는 사실 이번 대회만 유독 카드가 많은 건 아니다. 지난 대회였던 2011년 코파 아메리카 때도 경기당 5.46장의 카드가 속출했었다. 이번 대회보다도 많은 숫자다.

 

그렇다면 코파 아메리카는 왜 이처럼 카드가 속출하는 것일까?

 

남미엔 진짜 다른 축구가 존재하는가??

 

① 경쟁의 집중화

 

남미와 유럽 할 것 없이 축구 열기는 폭발적이다. 축구 없이는 못 사는 곳이다. 그 열기 만큼이나 서로 싸워 넘으려는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남미와 유럽 혹은 다른 대륙의 축구 전쟁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남미 축구가 좀 더 격렬한 데는 반복되는 경쟁의 집중화 현상에 기인한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나라인 브라질이 위치할 만큼 대륙의 규모는 적지 않지만 그 안에 있는 나라는 10개 뿐이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 초청국으로 참가한 멕시코와 자메이카를 제외한 10개 나라가 남미 대륙에 있는 국가의 전부다. 코파 아메리카가 초청국 제도를 두는 것도 적은 대륙 회원국 규모 때문이다.

 

나라가 10개 뿐이니 월드컵 지역예선이나 코파 아메리카 본선에서 만나는 나라가 매번 같을 수밖에 없다. 만나고 또 만난다. 미워도 안 만나면 잊기라도 할 텐데 그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월드컵 지역예선은 풀리그 방식으로 꼭 2번은 만나야 한다. 코파 아메리카도 남미 10개+초청국 2개 12개 국가가 조별리그를 치러 8강 토너먼트부터 결선을 시작하니 왠만해선 만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얼마되지 않는 나라가 매번 만나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 등 타이틀 대회에서 싸우니 그 경쟁 의식과 우월 혹은 피해 의식이 더 격할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강하지만, 어디 하나 쉽게 볼 상대도 없다. 축구 없인 못사는데다 실력까지 다들 내로라하니 치고 받으면서 쌓인 감정이 격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남미의 경우, 월드컵 본선보다 대륙의 지역예선이 더 힘들고 격하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② 수탈의 역사와 반목

 

남미는 슬픈 대륙이다. 유럽 열강들의 식민 정책에 수탈의 역사를 안고 있는 대륙이다. 원주민어를 쓰기도 하지만 남미 대륙 모든 나라들이 스페인어어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다.

 

같은 아픔을 지닌 남미의 나라들이지만 여러 나라들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지리적 여건 등으로 오랜 세월 반목을 거듭한 대륙이기도 하다. 예컨대 브라질은 에콰도르, 칠레를 제외한 7개의 남미 대륙 국가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지금은 평화의 시대지만 그 옛날 파라과이 전쟁이나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의 도발 등 크고 작은 싸움이 끊이질 않았던 대륙이 또 남미다. 인식 깊은 곳의 역사 의식과 서로를 향한 경쟁 의식이 축구 뿐만 아니라 삶 전반의 문제에 투영되지 않을 수 없는 남미 대륙이다.

 

이들에게 반목은 어쩌면 일상이다.

 

③ "남미는 다른 축구가 있는 것 같다"

 

썸네일

징계로 대회 마친 하라(왼쪽)와 네이마르 ⓒgettyimages/멀티비츠

이번 대회에서 2번째로 많은 카드가 쏟아졌던 8강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전은 경기 도중 주심과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나눈 대회가 나중에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또 다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경기의 카드 8장은 또 다른 8강전이었던 칠레와 우루과이전 카드 9개에 이은 대회 한 경기 최다 카드 숫자였다. 아르헨티나가 3장, 콜롬비아가 5장의 옐로우 카드를 받았는데 경기 도중 메시가 콜롬비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주심에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실제 콜롬비아 선수들은 객관적인 전력의 부족을 터프한 경기운영으로 메우려는 듯이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거칠게 다뤘다. 파울로 선언될 장면이 여러 번 있었지만 이날 경기를 진행한 멕시코의 로베르토 가르시아 주심은 웬만한 몸싸움이나 반칙성 플레이에는 휘슬을 불지 않았다. 이와 같은 주심의 경기 진행은 결과적으로 경기가 더 격하게 전개되도록 했다. 경기 도중 아구에로와 메시는 계속해서 주심에게 다가가 콜롬비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말했지만 주심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메시와 아구에로가 주심과 나눈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논쟁이 붙기도 했다.

 

메시와 아구에로에 따르면 가르시아 주심은 콜롬비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지적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반응에 "여기는 아메리카다"고 했다. 여기는 유럽과 다른 남미이니까 이 정도의 몸싸움이나 거친 플레이는 용납된다는 뜻의 주심의 말이었다. 하지만 아구에로는 "이해할 수 없다. 남미에는 다른 축구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여기서 태어났고 여기서 축구를 했다"며 주심의 판정을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내놓았다.

 

대륙과 리그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 판정의 기준에도 조금의 차이나 특징은 있을 수 있다. 가르시아 주심의 말을 받아들이자면 남미의 스타일은 좀 더 몸싸움을 즐기고 이를 허용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자칫 매우 위험한 논란에 빠질 수 있다. 판정은 엄밀히 말해 주심이 아닌 FIFA가 정한 규정 안에서 하는 것이다. 규정 해석의 몫은 주심이 가져갈 수 있지만, 이마저도 최소화하고 있는 일이다. 주심의 주관이 지나치면 판정의 기준이 오락가락해져 이번의 경우처럼 경기가 과열될 수 있는 것이다.

 

남미 축구는 정열적이고 결렬하지만, 주심까지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④ 말이 통하는 게 문제?

 

앞선 메시와 아구에로, 그리고 주심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남미 대륙의 대부분 국가와 사람들은 대화가 통한다. 유럽 제국주의의 산물이긴 하지만 남미 대륙 대개의 나라와 선수들의 말이 통한다는 것도 축구 경기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충돌이 더 격해지는 이유로 작용하기도 한다.

 

알다시피 남미 대륙 국가 중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에스파냐어를 쓴다. 스페인 지배의 영향이다. 브라질만 포르투기스를 쓰는데 포르투갈 식민 지배의 영향이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도 큰 틀에선 간단한 소통이 가능한 언어다. 평소에는 이처럼 말이 통한다는 게 좋은 일이다. 쓰는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답답한 일도 없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일이, 서로 싸워 이겨야 하는 스포츠 경기에선 간혹 또 다른 무기가 될 수 있다. 하라가 카바니에게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몹쓸' 언어 폭력이 대표적이다.

 

서로 흥분한 상황이나 혹은 흥분 시킬 목적으로 상대를 말로 자극하는 것보다 더한 딴지도 없을 것이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를 보면 선수들끼리, 선수와 심판진끼리 언성을 높이며 맞서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오는 것도 말이 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말이 통하는 건 좋지만 어쩔땐 귀를 닫고 있는 게 좋을 때가 있다.

 

혹자는 이번 대회가 8강전부터 4강전까지 연장전 없이 90분 경기+승부차기(결승전만 연장전 진행)로 진행되면서 조급해진 선수들의 마음이 더 많은 카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하기도 하는데, 분명한 사실 하나는 쏟아지는 카드 만큼이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쏟아붓는 열정이나 에너지가 그 어떤 대회와 비교해서도 차고 넘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정말이지 뜨겁고 격정적이다.

 

물론 이러한 정열이 과할 경우 앞선 경기들처럼 퇴장이란 변수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는,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손을 밸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과연 내일과 모래 아침 펼쳐질 칠레-페루(화요일 아침 8시30분) 아르헨티나-파라과이(수요일 아침 8시30분)의 4강전에서 또 다른 어떠한 변수가 튀어나올까?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표팀 대륙 대항전인, 출범 99주년의 2015 코파 아메리카가 그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Posted by 우유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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