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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다 됐나 봐.”

지난 5일 원주 원정길에 오른 허재 전주 KCC 감독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평소 위풍당당하던 모습도 없이 힘이 빠진 모습. 지독한 감기 몸살에 걸린 탓이다. 이날 아침 링거까지 맞으며 경기에 나섰다.

지난 여름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감기 몸살이다. 허 감독은 “몸살도 거의 걸린 적이 없지만, 태어나서 감기 때문에 링거를 맞은 게 올해가 처음이다. 옛날엔 선수들이 몸살이라고 하면 이해를 못했는데…. 요즘은 뼛속까지 아프다는 의미가 뭔지 알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허 감독은 몸만 아픈 것이 아니다. 최근 애제자 강병현이 허리 부상으로 두 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날 원주행 버스에도 오르지 않고 숙소에 남았다. KCC도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강병현의 빈자리는 뼈아팠다.

강병현은 올 시즌 18경기서 평균 15.1점 3.9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당 2.4개의 3점슛을 넣었고 성공률도 44%로 정확했다. KCC의 핵심 득점원.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KCC는 강병현이 허리 부상을 호소한 지난달 30일 고양 오리온스전부터 내리 3연패를 당했다.

허 감독이 답답한 것은 강병현의 부상 이유 때문이다. 강병현은 병원 정밀진단 결과 디스크나 신경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런데 벌써 두 번째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 중 다친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자고 일어나 갑자기 통증이 생겼고, 두 번째는 경기 도중 혼자 뛰다 통증이 재발했다.

허 감독은 지난해 처음 강병현의 허리 부상 얘기를 보고 받은 뒤 불 같이 화를 냈다.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었기 때문. 허 감독은 “아무 것도 안하고 자고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땐 화를 냈다”면서 “그런데 또 누구랑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황당하기만 하다”고 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꾀병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상항이었다.

그러나 엄살이 아니었다. 강병현은 처음 허리 부상을 당한 뒤 재활을 빼놓지 않고 했다. 비시즌은 물론 시즌 중에도 매일 아침 허리 보강 운동을 했다. 그러니 더 답답할 노릇. 허 감독은 “병현이에게 ‘도대체 너 허리는 무슨 허리냐’고 했다”며 “정말 열심히 보강 운동을 한 걸 알고 있다. 안 그랬으면 당연히 혼을 냈을 텐데, 매일 그렇게 운동을 하고도 아프니까 그냥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제자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도 크다. 허 감독은 “병현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열심히 운동을 해도 이유도 없이 아프니까 짜증이 나겠지. 나도 몸살 때문에 땀을 하도 빼서 입맛도 없고 힘들어 죽겠다”라며 끙끙 앓았다.

썸네일
전주 KCC 가드 강병현이 허리 부상으로 두 경기 연속 결장했다. KCC도 위기에 빠졌다. 사진=MK스포츠 DB
강병현은 다음 경기인 7일 울산 모비스전에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장 연패 탈출이 시급하지만, 강병현의 허리 부상이 악화되면 더 큰일이다. 허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힘들 것 같다. 몸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CC의 맏형 임재현도 옆에서 강병현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임재현은 “병현이가 마음고생이 심하다. 팀이 이기면 상관없는데 자꾸 지니까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베테랑들이 경기에 나서서 팀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벤치에서 박수만 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임재현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까지 몸을 만든 뒤 출전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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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뛰어다니는 만큼 결과가 따라오는 법이다“

지난 달 16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으로 출전한 이재도는 “두 번째 선발 출전이었지만, 오늘이 제대로 된 선발 데뷔전이었다고 생각했다”는 소감을 전한 이래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어 지난 29일 부산KT와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던 3쿼터 무려 6리바운드 중 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가져오며, 한층 차분하고 성장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에 이재도는 “이 날 경기가 나 때문에 승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 점수 차를 벌리는데 부분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어주었다는 점으로 만족스럽다. 투입된 시간동안 실수 없이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았다”며 승리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만난 KT 전창진 감독은 신인 이재도에 대해 “아직 잘했는지, 못했는지 평가하기 이르다.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프로에 적응하는 게 먼저이다. 현재는 신인이기 때문에 신입답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노력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성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비교적 작은 신장의 이재도가 얻어낸 3쿼터 4개의 값진 공격리바운드. 과연 자신에게 주어진 팀 내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열심히 수비하고 빠르게 공격에 투입하는 것이다”며 “3쿼터 얻어낸 리바운드는 운이 좋게 내 앞으로 공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또한 지난 KGC전을 앞두고 조부상을 겪은 이재도는 할아버지와의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을 통해 소식을 듣게 된 이재도는 하루걸러 진행되는 타이트한 홈  경기 일정에도 불구하고, 서울-부산과 안동-부산을 오가며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드렸다. 듬직한 손자의 임무를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여 앞서 언급한 경기는 물론이고, 1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통신사 라이벌 전에서도 3, 4쿼터 총 20분 동안 투입되어 성장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경기 전 만나본 이재도는 “SK와 KT가 라이벌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간 2번의 경기를 모두 SK가 승리했기 때문에 경기 전 감독님께서는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뛰어다니면서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 그만큼 경기 결과가 올 것이다. 프로로 입단했다는 이유 자체가 내게는 너무나도 큰 행운이다”며 신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신인 이재도라는 타이틀은 곧 KT의 막내 이재도와 같다. 이에 이재도는 “막내라면 궂은일을 도맡아해야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막내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전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첫 목표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야무진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KT신인 이재도의 성장드라마는 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 삼성과의 시즌 3차전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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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2차 집계 선두 유지/ 3점슛ㆍ덩크슛 콘테스트 두경민, 이승준 각각 1위

모비스 양동근이 1차 집계에 이어 2차 집계에서도 팬 투표 1위를 기록했다.

오는 12월 22일(일)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진행하고 있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 베스트 5 팬 투표에서 24일 자정 기준, 총 70,81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35,244표를 얻은 모비스 양동근이 지난 18일 발표한 1차 집계에 이어 2차 집계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양동근은 지난 16일 SK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부상당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 김민구(KCC/33,116표)와의 격차를 1차 집계 1,171표에서 2차 집계 2,128표로 벌이며 2011~2012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최다득표를 노리고 있다.

포지션별 투표 집계 현황을 살펴보면, 홈팀인 매직팀 가드부문에 최다득표 2위인 KCC 김민구와 지난 시즌 최다득표자 김선형(SK/31,351표), 포워드에 장민국(KCC/23,255표)과 애런 헤인즈(SK/22,155표), 센터는 오세근(KGC/23,401표)이 베스트5에 가장 근접해 있다.

원정팀 드림팀은 가드에 최다득표 1위 양동근과 김시래(LG/25,976표), 포워드에 이승준(동부/30,532표)과 함지훈(모비스/26,409표), 센터 부문은 김종규(LG/32,597표)가 베스트 5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김시래는 지난 1차 집계에서 가드 부문 베스트 5에 포함됐던 조성민을 300표차로 제치고 처음으로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KBL은 지난 18일부터 KBL 웹사이트(http://www.kbl.or.kr/)를 통해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 덩크슛 콘테스트 출전선수를 선발하는 팬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총 8명이 출전하는 3점슛 콘테스트는 현재 경기당 2.46개로 3점슛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경민(동부/558표)이 투표 시작부터 앞서가는 가운데, 조성민(KT/518표), 김민구(KCC/483표)등 리그 최고의 슈터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스타전의 꽃’ 덩크슛 콘테스트는 국내선수 부문과 외국선수 부문으로 나뉘어 투표 진행 중이며, 현재 국내선수 부문에서는 2013올스타 덩크왕 이승준(동부/783표)이 최다득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신인 김종규(LG/530표)와 이대성(모비스/195표)이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선수 부문에서는 로드 벤슨(모비스/501표)과 마이클 더니건(삼성/302표), 데이본 제퍼슨(LG/285표)이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 덩크슛 콘테스트 예선에는 국내선수 5명과 외국선수 5명이 출전한다.

네이버 웹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 베스트5 팬 투표와 KBL웹사이트(http://www.kbl.or.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올스타전 3점슛,덩크슛 콘테스트 팬 투표는 12월 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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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가 홈 연패에서 탈출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67-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홈 5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즌 성적 8승 10패를 기록하며 공동 6위를 유지했다. 반면 KT는 지난 경기 승리를 잇지 못하고 패했다. 4위.

1쿼터는 접전이 펼쳐졌다. 전자랜드는 김지완의 스틸에 이은 차바위의 속공 득점, 정영삼의 우중간 3점슛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KT는 앤서니 리처드슨이 1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맞섰다. 전자랜드가 16-14, 2점 앞섰다.

2쿼터에는 찰스 로드의 활약이 빛났다. 로드는 2쿼터 초반 돌파에 이은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킨 뒤 파워풀한 덩크슛을 터뜨리며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로드는 2쿼터에 7점을 몰아 넣었다.

전자랜드는 로드 외에도 박성진과 정병국이 연이어 3점슛을 터뜨리며 3분 30초를 남기고 33-22까지 달아났다. 25-22에서 KT에게 한 점도 내주지 않고 8점을 연속으로 뽑은 것. 이후 전자랜드는 KT에 4점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37-31, 6점차로 2쿼터를 마쳤다.

3쿼터 역시 전자랜드 흐름이었다. 전자랜드는 이현호의 중거리슛과 박성진의 버저비터로 41-31로 점수를 벌렸다. 쿼터 막판에도 박성진이 스틸에 이은 속공 파울을 얻어내며 11점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그 이상 앞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승기를 굳히지는 못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 막판 김우람에게 레이업 득점을 허용하며 3초를 남기고 51-45까지 쫓겼다. 흐름을 내준 상황. 이 때 김지완이 쿼터 종료와 함께 하프라인에도 못 미치는 거리에서 슛을 던졌다. 결과는 버저비터 장거리 3점슛. 덕분에 전자랜드는 기분 좋게 54-45로 점수를 벌리며 3쿼터를 끝낼 수 있었다.

KT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오용준의 3점슛과 함께 4쿼터를 출발한 KT는 쿼터 중반 오용준의 왼쪽 사이드, 김우람의 좌중간, 송영진의 우중간 3점슛이 연이어 터지며 4분여를 남기고 61-60, 역전을 일궈냈다.

이후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지막에 웃은 팀은 전자랜드였다. 정영삼의 중거리슛으로 1분여를 남기고 64-63 재역전을 이룬 전자랜드는 적극적인 수비 속 리차드슨의 슛 시도를 에어볼로 만들었다.

이어 포웰이 17.7초를 남기고 돌파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포웰이 바스켓 카운트로 얻은 자유투를 실패했지만 이현호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웰은 17.7초를 남기고 승기를 굳힌 돌파 등 18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밖에 박성진이 10점, 로드가 9점 등 10명의 선수가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김상규는 8리바운드를 걷어냈다.

반면 KT는 4쿼터들어 역전승을 노릴 수 있었지만 막판 고개를 떨궜다. 리처드슨은 16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슛을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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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아닌 사람인 이상 모든 부문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 패스를 하는 데 있어 턴오버가 발생하기도 했고 주위 동료를 못 보다가 무리한 돌파로 헛방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의 실수는 내일 그리고 그 다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다. 새내기 가드 김민구(22, 전주 KCC)와 이대성(23, 울산 모비스)의 21일 격돌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CC와 모비스의 경기는 타일러 윌커슨(32득점 10리바운드)-김민구(23득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강병현(17득점 3어시스트)이 활약한 KCC의 88-81 승리로 끝이 났다. 모비스는 주전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발바닥 부상 결장 여파 속 이대성이 25득점 4어시스트 4가로채기로 분전했음에도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희비는 엇갈렸으나 이날 경기 내용은 분명 재미있었다. 팬들의 환호성을 절로 자아낸 김민구와 이대성의 열띤 경기력 덕분이다. 둘은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이고 근성 넘치는 수비까지 보여주며 초반부터 접전을 이끌었다. 김민구는 3점포 5개를 작렬한 동시에 자신보다 큰 선수를 앞에 두고 플로터로 득점을 올린 것은 물론 2쿼터 윌커슨에게 멋진 앨리웁 패스로 투핸드 덩크를 도왔다.

이대성의 활약도 눈부셨다. 경기 첫 득점을 빠르고 부드러운 스핀 무브에 이은 레이업으로 연결한 이대성은 초반 자신의 골밑 돌파가 막히자 외곽 빈 곳을 요소요소 찾아가며 3점슛 7개를 터뜨렸다. 특히 2쿼터 터뜨린 3점슛 3개는 자칫 KCC 쪽으로 넘어갈 수 있던 분위기를 팽팽하게 이끄는 결정적인 외곽포였다. 비록 불발되었으나 2쿼터에서는 골밑 돌파 후 문태영의 노마크 찬스를 보고 예리하게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옥의 티는 있었다. 김민구는 이날 5개의 턴오버를 범했는데 윌커슨의 턴오버 6개와 함께 초반 경기 분위기를 지배할 수 있던 시점에서 나와 접전을 자초했던 부분이다. 허재 감독도 경기 후 이 부분을 지적하며 어이없는 패스 빈도를 줄여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민구는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닌 듀얼가드 스타일의 선수. 비슷한 스타일의 선배 강병현과 공존하는 플레이를 보여야 하는 만큼 패싱력을 좀 더 보완하길 바라는 허 감독의 애정 어린 질책임을 알 수 있다.

1쿼터 초반 이대성은 다소 볼호그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혼자 공을 끌고 돌파로 해결하려다 막히는 바람에 첫 득점을 제외하고는 3개의 골밑 돌파가 무위에 그쳤다. 그러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의 2대2에서 돌파구를 찾고 깔끔한 외곽포를 터뜨리며 자충수에 빠질 뻔 했던 위기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경기 중계를 통해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에게 “쟤(김민구)는 영리하게 하는 데 왜 그렇게 못하니”라는 질책을 하기도 했다. 양동근 없이 시즌 초중반 승부처를 보내야 하는 모비스 입장에서 이대성이 그 대역 중 한 명으로서 영리하게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 감독의 일침이 있기는 했으나 이대성은 이날 외곽에서 돌파구를 찾고 골밑 돌파 시에도 동료를 찾는 영리함을 보여줬고 덕택에 모비스는 3쿼터까지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젊은 선수가 실수를 한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그 오류 가능성을 줄일 시간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민구와 이대성은 이제 갓 프로 무대를 밟은 신인들이다. 뛰어난 개인기와 과감한 돌파력, 정확한 외곽포로 체육관을 찾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김민구와 이대성.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그만큼 매력이 넘쳤던 두 루키의 대결은 침체기에 있던 한국 농구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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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최근 프로농구는 베테랑들이 설 자리가 없다. 기량이 충분한데도 떠밀려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신기성이다.

이유가 있다. 프로농구 대부분의 프로팀이 철저하게 전력에 초점을 맞춘 시각으로 선수단을 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마다 신인은 들어온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옷을 벗는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코치 연수를 받거나, 코치로 부임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저연봉을 받으며 굴욕적인 선수생활을 지속하거나 은퇴 궁지로 몰린다.

물론 나이가 떨어져 기량이 자연스럽게 감퇴해 은퇴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그것은 정상적이다. 하지만 한국프로농구는 베테랑의 경험을 '무시'하는 경향이 너무나 강하다.

구단 수뇌부가 문제다. 자신들이 다루기 쉬운 젊은 감독을 선임하면서 베테랑들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거북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또, 억대가 넘는 베테랑들의 몸값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전력은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값싼 신예들을 대신해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이면에 깔려있다.

당연히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사령탑이 준비한 패턴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던가, 승부처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던가 한다. 베테랑이 버티면서 후배들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 결국 프로팀답지 않은 기복이 매우 심한 경기를 펼친다. 프로팀이라면 전력의 강화가 가장 큰 목표라야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경제적인 논리와 팀운용의 논리를 앞세워 베테랑의 필요성을 애써 무시한다. 참 이해할 수 없는 트렌드다. 이런 경우는 세계 프로스포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끄러운 경향이다.

이런 '저급한 트렌드' 속에서 SK 주희정은 참 특별한 존재다.

그는 LG 문태종에 이어 두번째 최고령 선수다. 문태종이 혼혈선수로 유럽을 호령했던 특급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고령 토종선수인 셈이다.

올해 37세. 네 아이의 아빠다. 그의 성실함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리그 수준급 포인트가드라는 점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속공의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경험과 노련미로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김선형을 포인트가드로 돌리는 실험을 감행했다.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 있었다. 간간이 게임 리딩에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3-2 드롭존 역시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백업 포인트가드였던 주희정은 묵묵히 김선형의 포인트가드 전향을 도왔다. 김선형이 혼란스러워할 때 경기에 투입해 활로를 뚫었다. 3-2 드롭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그 약점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했다. 지난 시즌 SK가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주희정의 존재감이었다.

올 시즌 주희정의 모습은 더욱 좋다. 20일 오리온스전에서 SK는 4쿼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주희정은 추격을 알리는 3점포와 함께, 4쿼터 중반 전태풍의 패스를 예측수비로 차단, 속공파울까지 얻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SK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10득점, 2어시스트. 기록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지만, 승부처에서 절묘하게 쌓아올린 기록이다. 그만큼 기록에서 볼 수 없는 가치가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 한마디로 베테랑의 힘이다.

SK가 13승3패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보이진 않지만, 주희정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다른 팀에서는 볼 수 없는 노련함이기 때문이다. 그는 "힘닿을 때까지 현역생활을 지속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농구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꼭 그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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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32, 181cm) 없는 울산 모비스. 참 낯설다. 당분간 모비스가 견뎌내야 할 시련이다.

양동근은 지난 16일 서울 SK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부상을 입었다. 그는 4쿼터 종료직전 돌파를 시도한 후 착지과정에서 오른 발바닥 부상을 입었다. 뼈나 인대를 다친 건 아니지만, 발바닥이 부어있는 상태라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회복되는 기간을 약 한 달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붓기가 가라앉지 않아 목발을 짚고 있다”라고 운을 뗀 양동근은 복귀시기에 대해 묻자 “회복속도를 예측할 수 없어 섣불리 말할 수 없다. 결장기간을 한 달로 내다보고 있지만, 컨디션에 따라 앞당겨질 수도 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양동근은 신체뿐만 아니라 마인드도 탄탄한 선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고, 2004-2005시즌 데뷔 후 한 결 같이 코트를 지켰다. 양동근은 지난 시즌까지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된 2시즌을 제외한 5시즌 동안 단 3경기만 결장했다. 심지어 2009-2010시즌에는 갈비뼈에 금이 간 상태에도 “멸치 많이 먹으면 금방 나을 것”이라며 부상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양동근은 “발목을 삐끗한 부상이라면 참고 뛸 텐데 지금은 붓기와 통증이 남아있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우게 됐지만, 양동근은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스타 팬 투표 1위 뺏기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라며 농을 던진 양동근은 이어 “후배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모비스는 당분간 전력의 핵심인 양동근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이는 신예들이 성장하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양동근이 다친 후 처음으로 열린 17일 창원 LG전에선 이대성이 3점슛 2개 포함 12득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진가를 발휘했다.

모비스는 앞으로도 김종근, 이대성을 앞세워 양동근의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이는 공을 다룰 줄 아는 선수다. (김)종근이는 실전에서 연습 때처럼 자신감 있게 슛을 던지고, 수비 자세를 다듬어야 한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지난 시즌 못다 이룬 통합우승을 목표로 내건 모비스. 그들은 예상치 못하게 다가온 첫 번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LG에 접전 끝에 패했던 모비스는 오는 21일 5연패에 빠진 전주 KCC를 상대로 양동근의 부상 이후 첫 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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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스가 시즌 초반 암울함에서 탈피하고 4연승의 신바람과 함께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국민카드 2013-14 프로농구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75-67로 물리치며 파죽의 4연승을 신고했다. 시즌 개막 후 4연패를 당하면서 위기설을 겪었던 오리온스가 확실히 달라졌다. 원인을 짚어보자.

‘중심’잡은 김동욱과 리온 윌리엄스

시즌 개막 후 추일승 감독이 믿고 쓰는 카드인 김동욱과 윌리엄스가 부진하며 연패에 빠졌었다. 김동욱은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10kg를 감량하며 이번 시즌을 알차게 준비했지만, 개막 후 이름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소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김동욱은 KBL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게 득점과 어시스트,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 지난해보다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하지만 1라운드 후반부터 자신의 전성기 시절 모습과 가까운 아우라를 뿜어내기 시작하며 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2라운드 두번째 경기였던 삼성 전 패배 이후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가 득점 등에서 더욱 활약을 해주어야 한다”라는 평가를 내렸던 게임 직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김동욱은 지난 토요일 KCC 전에서 14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이라는 성적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서도 13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4쿼터 후반 결정적인 스틸에 이은 원맨 속공을 성공시켜 오리온스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또, 조금은 늦었던 시즌 준비로 인해 1라운드에서 지난해 리바운드 왕으로서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던 윌리엄스도 대단한 집중력과 투혼을 선보이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지난해에 비해 모자란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초반 6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본연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두 선수의 활약은 오리온스가 4연승과 함께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데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김승원의 성장, 살아나는 최진수

지난 시즌 오리온스는 3,4번이 가능한 최진수가 주로 4번 자리에 스타팅으로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 어깨 수술 여파로 훈련량이 확실히 적었던 최진수는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며 오리온스 팬들과 추일승 감독 머리를 아프게 했다.

이때 혜성같이 한 선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승원. 연세대 출신 2년차 정통 센터인 김승원은 최진수가 부진한 공백을 틈타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기회를 잡은 김승원은 ‘확실히’ 달랐다. 오프 시즌 많았던 훈련량을 광고라도 하듯, 연일 맹위를 떨치며 최진수 부진을 생각나지 않게 해주었다.

썸네일

루키였던 지난해 김승원은 대학 시절 보여주었던 플레이에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저 그런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올 시즌은 2년차 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며 오리온스 골밑의 ‘믿을맨’으로 성장했다. 추일승 감독 역시 김승원을 기용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승원 활약으로 잠시 휴식(?)을 갖을 수 있었던 최진수가 지난 7일 삼성 전을 기점으로 부활을 조짐을 보였다. 수술 여파 탓인지 평소에 보여주었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던 최진수가 삼성 전 이후로 본연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승원 플레이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개선이라는 단어를 장착하며 활약을 해주고 있다. 지난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몸놀림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묵직한 센터 김승원과 활력 넘치는 최진수가 조합되며 오리온스의 인사이드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부분도 상승세의 또 하나의 요소이다.

한호빈의 등장, 그리고 ‘슛팅 가드’ 전태풍

지난 주 KBL 이슈 중에 하나는 바로 ‘로빈 훗’ 한호빈의 등장이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6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한 한호빈은 건국대 시절 팀 전력에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포인트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드래프트에서 ‘Big4’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좋은 기본기가 바탕이 된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과 득점력은 이미 대학 무대에서는 정평이 나 있었다. 그리고 센스 넘치는 패스 능력은 앞서 선발된 김민구나 두경민을 앞선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 전태풍과 이현민, 그리고 전형수라는 좋은 가드들이 즐비한 오리온스 라인업에서 쉽게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가드 포지션 트러블을 겪던 추일승 감독은 2라운드 들어 한호빈에게 충분한 시간 동안 출장이라는 기회를 주었고, 한호빈은 단방에 그 기회를 잡으며 지난 주 KBL 핫 코드로 떠올랐다.

3연승을 기록한 전주 KCC 전에 34분을 출장해 7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라는 쏠쏠한 성적을 남긴 한호빈은 일요일 경기에서도 26분을 출장해 5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라는 알토란 같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추일승 감독은 “신인이 간도 크다”라며 호쾌하게 웃은 뒤, “(한)호빈이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고 한호빈의 활약에 대해 무척 고무된 인터뷰를 남겼다.

한호빈의 등장으로 반사 이익을 본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펀 토커’ 전태풍이다. 한호빈과 함께 투 가드로 나섰던 전태풍은 한호빈 존재로 인해 슛팅 가드로 전업을 했고, 포인트 가드라는 포지션에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꼈던 부분은 훌훌 털어내고 공격에 전념해 오리온스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는 23분을 뛰면서 무려 20점을 몰아치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경기 투입과 함께 페네트레이션에 이은 레이업으로 6점을 몰아친 전태풍은 3쿼터 후반 팀이 7점을 뒤지고 있던 위기 상황에 코트에 나서 12초 동안 3점슛 2개를 몰아쳐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태풍은 게임 후 인터뷰에서 “슛팅 가드를 하니 머리가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웃음) 하지만 포지션 변화로 인해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던 경기는 기분이 나빳다(웃음) 그런데 팀이 이기고 나도 공격만 하면 되니까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특유의 재미있는 멘트를 날리면서 연승 상황에 대해 기쁘다는 표현을 남겼다.

그리고 랜스 골번이라는 세컨 용병도 서서히 KBL에 적응을 해가면서 윌리엄스의 체력 안배와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오리온스는 개막 후 겪었던 슬럼프를 지나 ‘되는 집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4연승과 7승 8패를 기록하며 함께 전주 KCC와 공동 5위에 랭크되었다.

승리를 위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2라운드 중위권 싸움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오리온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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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콜 오면 무조건 보낸다.”

‘농구대통령’ 허재(48) 전주 KCC 감독이 이루지 못한 미국프로농구(NBA)의 꿈을 ‘제2의 허재’ 김민구(22)가 이룰 수 있을까. 허 감독이 김민구의 든든한 지원자로 나섰다.

NBA는 전 세계 농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다. 한국인으로는 221cm의 센터 하승진(28, 공익근무)이 NBA를 경험한 것이 유일하다. 그러나 못 넘을 벽은 아니다. 대만계 미국인 가드 제레미 린(25, 휴스턴 로키츠)이 NBA에서 ‘린세니티’ 열풍을 일으키며 아시아인들에게 꿈을 현실로 바꿨다.

 

한국에서 린의 뒤를 이을 NBA리거가 탄생할 수 있을까.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 전체 2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김민구에 대한 NBA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87년 신인상 출신의 NBA 레전드 척 퍼슨(49) KCC 코치는 “김민구는 린을 능가해 NBA에서 뛸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최근 5년간 LA 레이커스 수비 코치를 역임했던 퍼슨 코치는 가능성에 큰 무게를 뒀다.

국내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허재 감독의 눈에 비친 김민구의 NBA 진출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허 감독은 “가능성과 재능은 분명히 있다”며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 슈팅과 패스, 돌파 방향 등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낙관적인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 붙었다. 허 감독은 “지금 바로 갈 수도 있겠지만, 구력이 붙어야 하고 웨이트도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감독은 1990년대 초‧중반 해외 프로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경험이 있다. 1990년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 이집트전에서 62득점을 혼자 기록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고,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역대 세계선수권 개인 최다 득점 신기록으로 남아있다. 이후 1994년 토론토 세계선수권에서도 맹활약한 이후 해외에서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허 감독은 모든 해외 콜을 고사했다.

허 감독에게도 아쉬운 추억 속 이야기다. 허 감독은 “안 간게 아니라 못 간거지”라며 “그땐 내 나이가 서른이었기 때문에 너무 늦었다”고 했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허 감독은 “내 나이가 어렸으면 당장 갔을 거다. 가려면 일찍 갔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구는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만 22세에 불과하다.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 기량도 출중하다. 191cm-91kg의 린과 비교해 체중이 부족할 뿐 190cm-78kg으로 사이즈도 비슷하다.

허 감독은 “김민구에게 NBA에서 콜이 온다면 무조건 보낼 것”이라며 “당연히 팀은 손해이지만, 한국 농구를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내다봤다. 허 감독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선수들도 골격 자체가 다르다. 보는 것보다 훨씬 몸싸움이 심한 곳”이라며 “어렸을 때 세계선수권에서 유럽 선수들을 부딪히면 힘이 정말 좋았다. 그 선수들이 안 빨라 보여도 한 명 제치고 나가기가 무지하게 버거웠다. 한 명이야 제치더라도 뒤에 커다란 애가 딱 버티고 있다. 사보니스 앞에 가면 공간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221cm의 아비다스 사보니스(은퇴)는 국제농구연맹(FI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리투아니아의 전설적인 센터다.

허 감독은 “NBA의 벽은 높다. 민구가 NBA에 가더라도 뛰지 못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또 군대 문제도 있다. 실력 뿐 아니라 성격과 마인드도 다 중요하다”며 “그래도 민구가 가서 히트를 쳐야 NBA에서도 ‘어? 한국에 이런 놈이 있어?’라며 한국 선수들을 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에서도 박찬호가 가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류현진과 추신수가 계속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김민구가 허 감독의 한을 풀 수 있을까.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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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볼브레이크] ‘김종규 효과’…웃을 날 많아진 LG

 

[스포츠동아] 김시래·문태종 합류 이어 김종규 영입

LG, 높이 갈증 해소하고 상위권 도약

경기당 평균 홈관중 800명 이상 증가


LG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시즌 8위에 머물렀던 LG는 모비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포인트가드 김시래를 얻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귀화혼혈선수 문태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10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김종규(206.3cm)를 선발한 것은 팀 리빌딩의 화룡점정이었다. 특히 김종규의 합류로 높이에 대한 고민을 해소한 LG는 이번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하며 돌풍의 핵으로 변모했다.

● 팀 전체를 살린 김종규의 합류

김종규가 합류하면서 LG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SK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 모비스 못지않은 라인업을 구축했다. 김종규는 공격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지만, 수비에서만큼은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신인데다 스피드와 탄력이 좋아 LG를 만나는 팀들은 김종규가 버틴 골밑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 김진 감독은 13일 KGC와의 홈경기에 앞서 “(김)종규가 골밑에 버티고 있으면, 가드나 포워드가 뚫려도 커버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 덕분에 가드와 포워드들이 상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김종규의) 존재 자체가 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종규의 가세로 LG는 공격력도 한층 좋아졌다. 김종규의 공격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골밑에 리바운드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믿음에 LG 선수들은 과감하게 중거리슛을 시도한다. 그렇다보니 성공률도 매우 높아졌다. 용병들도 공격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LG 용병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가 골밑 1대1 공격을 시도해도, 상대는 도움 수비를 펼치기가 버겁다. 김종규가 움직이면서 패스를 받아 쉬운 득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종규 효과’에 들썩이는 창원

최근 들어 LG가 호성적을 거두면서 창원체육관을 찾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주와 함께 농구인기가 높은 도시였던 창원에 다시 농구바람이 불고 있다. 시즌 개막 후 홈 7경기를 기준으로 보면 LG는 경기당 평균 4838명을 유치해, 경기당 평균 4323명이었던 지난 시즌보다 11.92%의 관중이 늘었다. 7경기에서 총 3만3866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10개 구단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전체적인 관중수도 늘었지만, 김종규 합류 이전과 이후의 홈 관중수를 비교해보면 경기당 평균 800명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LG는 성적과 마케팅에서 모두 ‘김종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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