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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 잘한다고 나아지겠어요.”

프로농구 김동광 삼성 감독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력 탓이다. 이에 6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김동우(34)를 SK에서 데려온 데 이어 동부에 마이클 더니건(25·203㎝)을 내주고 허버트 힐(30·203㎝)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만큼 트레이드도 급박하게 진행됐다. 김동광 삼성 감독은 2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동부가 먼저 제안했다. 동부 프런트에서 일요일(19일)에 연락을 했다. 곧바로 이충희 감독에게 전화를 했는데 모르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트레이드 마감일(21일)에 협상을 완료했다.

김동광 감독이 기대하는 건 공격력이다. 더니건은 높이와 수비력을 지녔지만 28경기 평균 10.2점에 그쳤다. 반면 힐은 태업 논란에도 13경기 평균 15.4점을 올렸다. 또, 오리온스, 전자랜드에서 뛰면서 실력을 검증받았다. 삼성으로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힐은 지난해 11월 종아리뼈 골절로 8주 진단을 받고 퇴출됐다. 이에 대해 김동광 감독은 “부상은 괜찮다. 경기는 못 뛰었지만 훈련은 계속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걱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김동광 감독은 “외국인선수가 바뀌었다고 금세 이기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한두 명이 잘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국내선수들이 살아나야 한다”고 답답해 했다.

특히 삼성은 최근 가드진의 부진과 함께 3쿼터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김동광 감독은 “이정석은 과부화에 걸렸고, 김승현은 수비 적극성이 떨어진다. 박재현은 마음이 급한지 서두른다. 3쿼터에 안 좋은 것도 앞선에서 에러를 하면 쉬운 득점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숨 쉬었다. 그만큼 지난해 11월 발목을 다친 이시준의 공백이 크다. 김동광 감독도 “수비도 되고 3점도 있는 선수다. 있었다면 숨통이 트였을 것”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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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는 9연패, 동부만의 팀 컬러가 실종됐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동부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고 싶다.”

원주 동부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13일 모비스와의 홈 경기마저 내주면서 9연패. TG시절이던 2001-2002시즌 이후 12년만에 최다 연패 타이를 기록했다. 동부는 시즌 초반 5경기서 4승1패로 호조였으나 14일 현재 4승10패. 최하위 안양 KGC에 단 1경기 앞서있다. 상황이 너무나도 좋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뚜렷한 호재도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동부는 현재 73.0점으로 공격은 리그 5위다. 그러나 실점은 78.5점으로 리그 최다다. 동부산성이란 말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물론 매년 멤버가 바뀌는 특성상 수비조직력을 견고하게 만드는 게 쉬운 건 아니다. 지금 동부 농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렇다 할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동부 경기를 본 한 농구인은 “동부만의 특색이 사라졌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농구다. 확실한 색깔을 보고 싶다”라고 했다.

▲ 무너진 수비조직력

올 시즌 초반 동부 추락의 근본적 원인은 수비다. 기록에서 보듯 최강의 수비력은 온데간데 없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멤버가 교체되면서 수비위력이 뚝 떨어졌다. 사실 동부는 이승준이 입단한 지난 시즌에도 76.2실점으로 리그 최다 3위였다. 이승준은 플레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공격력은 위협적이지만, 조직적 수비 이해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이충희 감독은 “좀 더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줘야 한다”라고 보탰다. 기본적인 수비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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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허버트 힐 또한 기본적인 수비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결국 김 감독은 김주성을 시즌 초반 무리하게 오래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힐과 이승준의 부족한 골밑 수비를 김주성으로 최대한 커버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승준과 힐의 미세한 공격 호흡 난조를 메워줄 수 있는 카드 역시 김주성이었다. 김주성과 함께라면 이승준과 힐의 공격력도 배가됐다.

하지만, 김주성과 힐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수비가 허물어졌다. 베테랑 박지현이 풀타임 가깝게 뛰기 어렵고 신예 박병우와 두경민은 1대1 수비력은 괜찮아도 조직적 수비를 이끄는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그나마 신인 두경민이 거의 매 경기 맹활약하며 팀 득점만 리그 중위권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 김주성 돌아온다고 난관 극복 가능할까

일단 동부는 비골 부상을 당한 힐을 내보내고 지난 시즌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줄리안 센슬리를 재영입했다. 또한, 박병우가 정상 합류했다. 김주성만 정상적으로 합류하면 전력은 100%를 갖추게 된다. 김주성만 돌아오면 동부가 연패를 벗어나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 그건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센슬리의 영입이 동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 센슬리는 모비스와의 첫 게임서 20분간 8점을 기록하며 괜찮은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센슬리는 힐과는 달리 공격 활동반경이 내, 외곽으로 넓다. 돌파를 선호하는 타입이지만 외곽슛도 가능하다. 센슬리의 외곽 움직임이 오히려 이승준의 골밑 공격을 살려주는 옵션이 될 수도 있다. 김주성도 복귀만 하면 언제든 동료의 상황에 맞춰서 움직이고 공격하는 능력이 있다. 두경민과 박병우, 박지현으로 이어지는 백코드진도 스피드와 세기를 고루 갖춘 괜찮은 조합이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느냐는 것이다. 김주성은 부상에서 복귀하더라도 풀타임을 뛰긴 무리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김주성이 쉴 때 플로어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한데 그 선수가 딱히 안 보인다. 또 하나. 동부의 현 시스템 속에선 김주성이 복귀하더라도 체력적 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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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만의 색깔을 찾아라

동부는 올 시즌 공격에서도 확실한 패턴플레이나 안정적인 세트오펜스가 아니라 시즌 초반 김주성, 최근 두경민 등에게 공격 비중이 몰리는 경향이 강했다. 가드진에서도 박지현은 노련하지만, 그동안 활기차게 공격에 가담한 두경민은 막상 13일 모비스 양동근의 집중수비에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신인은 결국 신인이란 소리다. 전체적인 공수 조율능력이 뛰어난 가드가 부족하니 공격력 기복이 심해진다. 수비가 붕괴된 상황에서 이는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동부가 특유의 컬러가 사라졌다”라고 입을 모은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등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동부 멤버 구성으로 보면 확실히 수비보단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 그렇다면 이충희 감독이 분명하게 방향을 잡고 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평가다. 선수 개개인의 정신적인 재무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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