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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최고참 선수는 감독과 코치 못치 않게 바쁘다. 후배들을 독려하는 것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도 그들의 몫이다.

서울 삼성은 지난 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58-91로 졌다. 이미 지난달 세 차례나 겪은 30점 차 대패였지만 이날 삼성엔 달라진 하나가 있었다. 바로 맏형이자 주장인 김승현(36, 178cm)이 벤치에서 보인 태도이다.

그동안 김승현은 벤치에서 조용했던 선수다. 올 시즌 코트를 밟는 시간이 부쩍 준 그는 작전타임 때 좀처럼 입을 여는 경우가 없었다. 또 벤치에 앉아있을 때도 가장자리에 자리 잡곤 했다. 팀이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을 때 옆 선수와 수다를 떠는 모습이 포착돼 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전자랜드의 무차별 폭격 앞에 팀은 무너지고 있었지만 김승현은 박수와 함께 후배들을 격려했다. 앉은 자리도 상당히 위쪽으로 올라온 모습이었다. 그는 또 이정석과 박재현이 연이어 5반칙으로 물러나자 김태주에게 몸을 풀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비록 작전타임 당시 코치진에 가담해 조언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분명 그전과는 달랐다.

삼성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김승현의 변화는 김상식 감독대행과 이상민 코치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자발적인 행동이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승현이 김 감독대행과 이 코치와 함께 최근 안 좋은 분위기를 바꾸고자 팀 미팅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작전타임 때 입을 다물고 있는 특별한 이유는 뭘까. 강동희-이상민으로 이어지는 가드 계보를 잇는 김승현이라면 후배 가드들에게 여러 조언을 할 수 있을 터. 더욱이 삼성은 가드 왕국이라 불릴 만큼 이정석, 이관희, 박재현 등 많은 가드를 보유 중인 팀이다.

관계자는 김승현의 공백기를 언급했다. 2001-2002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석권한 김승현은 어시스트 부문 1위에 네 차례나 이름을 올리는 등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당시 소속팀 오리온스와 연봉 지급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그해 11월 KBL에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2년 가까이 농구공을 놔야 했던 김승현은 2011년 12월 다른 팀 이적을 조건으로 오리온스와 합의, 임의탈퇴 공시에서 해제되면서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은 없었다. 이적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그는 올 시즌 화려한 재기를 노렸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관계자는 “김승현이 김주성(동부)이나 이현호(전자랜드)처럼 꾸준히 활약하지 못한 점을 마음에 걸려 하고 있다. 한때 천재 소리를 들었던 선수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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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소닉붐의 전창진 감독은 1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조성민 얘기만 꺼냈다. 전 감독의 '조성민 MVP론'은 일리가 있었다.

전 감독은 "(조)성민이는 집중 견제를 받는다. 모든 것을 봤을 때 이 성적만 유지하면 MVP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모범적이고, 열심히 한다. 성민이가 테크니컬 파울을 하는 것을 봤는가, 아니면 심하게 항의를 하는가? 정말 MVP감이라 생각한다"며 조성민을 극찬했다.

전 감독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3강인 모비스와 SK, LG의 선수들이 비교적 고른 활약으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은 것과 비교해 KT는 전태풍이 오기 전까지는 완벽한 조성민의 팀이었다. 팀 성적은 4위에 그치고 있지만 가치는 조성민이 상위 3팀 주전들에 뒤지지 않는다.

FA 계약 이후에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전 감독은 "나도 이렇게 잘 해줄지 몰랐다. FA 계약 후에 이렇게 잘 하는 모습도 모범적이다. (리그)베스트 5에 들어갈 수 있게 목표의식을 갖고 열심해 해줬으면 했는데, MVP로도 손색 없다고 생각한다"고 조성민의 활약을 다시금 강조했다.

전 감독이 조성민을 좋아하는 이유는, 조성민이 노력파라는 점에 있다. "옛날엔 수비형 선수라 했지만 수비도 엉망이었다. 달릴 힘이 없다는 게 성민이의 단점인데,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더라. 난 노력하는 선수를 좋아한다"고 전 감독은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물론 바라는 점도 있다. 전 감독은 "아직도 부족한 점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성민이는 본인 스스로 슈터라는 의식이 아직은 조금 없는 것 같다. 좀 더 과감하게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바라는 점을 언급했다.

조성민은 전 감독의 말이 끝난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3쿼터가 끝나기 이전에 교체되어 들어간 뒤 다시 나오지 않은 조성민은 단 19분 40초만 뛰고도 17득점을 올렸고, 3점슛은 3개를 던져 다 넣었다.

조성민은 자신을 MVP로 밀어주고 있는 전 감독의 생각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감독님께서 베스트 5에 들어가라고 하셔서 그걸 목표로 했는데,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뒤에 MVP를 주신다면 감사하겠다"며 조성민은 침착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까지 자유투를 35개 연속 성공시켜 KBL 기록인 양희승의 기록(44개)에 9개 차로 접근한 조성민은 기록도 의식하지 않고 있다. "(기록은)박혜진 선수 때문에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신경 안 쓰고 있다"고 말한 조성민은 "(자유투를 던질 때)특별한 버릇은 없고, 손과 공에 땀이 묻었는지 보고 얼굴에 난 땀을 닦는다. 예전에 미끄러진 적도 있고, 눈에 땀이 들어갔던 경험이 있어서 꼭 체크하게 된다"며 자신만의 자유투 루틴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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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변함없는 '에이스'였다. 조성민(KT)의 폭발은 팀을 위한 사자후였다.

조성민은 4일 부산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서 29분여를 뛰며 22점을 터트렸다. 또 4개의 어시스트도 배달하면서 변함없는 위력을 선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정강이에 부상을 당한 조성민은 코트 위에 쓰러졌다. 일그러진 표정을 선보이면서 통증이 크다는 것을 나타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벤치로 돌아간 조성민은 2쿼터 부터 폭발했다. 가볍게 5점을 뽑아내며 슈팅 감각을 조율한 그는 폭발했다. 2점슛은 4개 시도해서 1개 밖에 성공 시키지 못했지만 5개의 3점슛과 5개의 자유투는 놓치지 않았다.

특히 조성민은 수비 유무에 상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 수비의 높이 차이에 따라 슈팅 궤적을 바꿨다. 백발백중의 3점포가 터지면서 KT는 오리온스의 추격을 막아냈고 승리를 거뒀다.

조성민은 경기 후 "연습한 게 오늘 경기에서 다 나왔다. 연습한 과정에서 나온 슛이 성공해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고득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전창진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 전 감독은 "조성민을 보면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한다. 또 최근 훈련할 때 나타났던 모습이 경기에 그대로 나타난다"면서 "하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분명한 선수다. 그러나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능력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오리온스와 4-4 맞트레이드 후 첫 대결이었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됐다. 트레이드 득실이 갈릴 수 있던 상황. 팀 동료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조성민은 통증을 꾹 참았다.

조성민은 "오늘은 기싸움이었다. 트레이드가 됐고 (전)태풍이 형 등 우리 팀에 와서 우리가 실패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뛴 것 같다"고 말하면서 "지고 나면 트레이드로 온 선수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고 그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서 더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전태풍과 함께 인터뷰를 실시한 그는 한국말이 어눌한 형을 위해 통역도 자처했다. 전태풍에 대해 그는 "오늘처럼 태풍이 형이 매번 기분 좋게 플레이를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같이 잘 할 수 있다는 걸 태풍이 형도 느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조성민은 "태풍이형이 오해사지 않도록 잘 써주셨으면 좋겠다. 워낙 부담이 심했기 때문에 오늘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성민은 "에이스라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팀을 위해 뛴다는 생각이다"면서 "아직 완벽한 상황은 아니지만 점점 조직력을 맞추다 보면 팀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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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18일 오리온스와 KT는 4:4 대형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국선수를 포함해 총 8명의 선수가 팀을 맞바꾼 이번 대형트레이드는 하마터면 취소될 위기에 몰렸었다.

바로 KT 소속이었던 김도수(33, 195cm)가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도수는 23일 KBL에서 진행된 위원회에서 지난 11월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 인정돼 9경기 출전 정지 제재를 받았다.

김도수의 출전정지 제재로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오리온스였다. 애초에 KT와 트레이드를 논의할 때 김도수의 도핑관련 문제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 구단 간에 트레이드 취소 논란까지 불거졌으나, 우여곡절 끝에 트레이드는 성사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 한 가지. 김도수는 정말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일까?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근력과 스피드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특정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KT와 오리온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도수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을 극구 부인했다고 한다. 따로 복용하고 있는 약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 의심 가는 것은 KT에 있을 당시 뱀탕으로 만든 한약을 먹은 것이 전부라는 것. 이 약은 조성민과 같이 먹었는데,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함께 도핑테스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조성민은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김도수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KT는 난리가 났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은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을 때 트레이너들과 꼭 상의를 한다. 선수들의 몸에 맞는 약인지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혹시나 금지약물 등 먹어선 안 될 성분이 들어있는 건 아닌지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KT의 이정래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먹는 약은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먹인다. 김도수의 경우에도 꼼꼼히 체크를 했다. 문제될 만한 약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도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김도수 본인은 물론, KT로서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을 할 수 없었다. 선수가 그 동안 뭘 먹었는지 일일이 확인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운동선수들이 먹는 한약이나 의약품에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가 있는 건강보조식품을 먹을 순 있는데, 되도록 금지약물이 들어가 있지 않은 걸 먹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자의로 금지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으나,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가 있는 한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모르고 먹어 불상사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KBL에서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은 건 김도수가 2번째다. KBL이 지난 2009년 반도핑 규정을 제정한 이후 2011년 SK 소속의 손준영이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은바 있다. 손준영은 이후 9경기 출전 정지 제재를 받았다.

당시 손준영은 금지약물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 한 상황이었고, 고의성이 전혀 없는 것을 인정받았지만, 규정상 제재를 피할 수 없었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본인도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전혀 몰랐다. 약을 먹은 것도 없고, 피부병 증상이 있어서 연고를 발랐다고 하는데, 거기에 그런 성분이 있었던 게 아닌지 추론할 뿐이다”고 전했다.

선수가 구단의 눈을 속이고 금지약물을 복용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허나 지금까지 나온 사례들을 살펴볼 때, 선수가 금지약물 성분이 있는 약을 모르고 복용해, 억울하게 양성 판정을 받을 수도 있음을 배재할 수 없다. 그만큼 주의가 따르는 일이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양성 반응 판정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자의든 타의든 나온 결과를 번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수의 실수가 있었더라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금지약물에 대한 제재는 냉정하고 엄격하다. 기본적으로 1라운드에 해당하는 9경기를 출전할 수 없다. 최근 비신사적인 행동 때문에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애런 헤인즈가 KBL로부터 단 2경기 제재를 받은 것을 보면, 김도수의 9경기 출전 정지가 얼마나 엄격한 조치인지 실감할 수 있다. 소속팀에게도 타격이 클 뿐 아니라, 선수 본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명예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는 주기적으로 스포츠트레이너들에게 금지약물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혹여나 실수로 선수들이 먹어선 안 될 약물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프로농구단 트레이너는 “농구에서 선수들이 자의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트레이너들이 철저히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 종목 같은 경우 일시적으로 파워를 내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농구는 다르다.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게 아니라 40분 동안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런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은 없다”고 말했다.

김도수의 제재로 인해 프로농구 10개 구단에는 ‘약물 경계령’이 떨어졌다. 혹여나 실수로 약물을 잘못 섭취해 불상사가 나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있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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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가 애런 헤인즈가 빠진 서울 SK 나이츠를 꺾고 2연승을 달렸다.

KGC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3라운드 SK와의 경기에서 혈투 끝에 70-67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KGC는 시즌 전적 7승 19패로 9위 원주 동부(8승 17패)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2연승을 마감한 SK는 시즌 전적 18승 8패로 공동 2위 울산 모비스, 창원 LG(이상 17승 8패)에 반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이날 양 팀 모두 외국인선수 한 명만 경기에 출전했다. SK 애런 헤인즈는 지난 14일 KCC전서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러 5경기(KBL 2경기, 구단 자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퇴출이 유력시되는 KGC 마퀸 챈들러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KGC는 김윤태-김태술-숀 에반스-양희종-오세근이 먼저 코트에 들어섰고, SK는 김선형-변기훈-박상오-최부경-코트니 심스가 스타팅으로 나섰다.

경기 초반 KGC가 SK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수 4명이 골고루 득점에 가세하며 10-2까지 달아났다. SK가 김선형의 3점포로 추격하자 KGC도 전성현의 3점슛과 에반스의 시원한 원핸드 덩크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SK는 쿼터 막판 김선형과 심스의 득점으로 다시 격차를 줄였다. 22-18, KGC의 4점 차 리드로 1쿼터가 끝났다.

잠잠하던 SK는 2쿼터 들어 완전히 살아났다. 쿼터 시작 2분 30여초 만에 심스의 덩크로 26-24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는 상대 실책을 틈타 박승리의 덩크와 주희정의 3점슛 등을 앞세워 35-24까지 달아났다. 4분간 무득점에 허덕이던 KGC는 김태술의 골밑 득점으로 24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김민수의 3점포까지 더한 SK는 40-28, 12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2쿼터 스코어는 무려 22-6. 김선형은 전반에만 16점을 몰아넣으며 물오른 공격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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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의 미들슛으로 후반을 시작한 KGC가 다시 힘을 냈다. 2쿼터와 정 반대 양상으로 경기가 흘렀다. 33-42에서 양희종의 골밑 득점과 에반스의 자유투 등을 앞세워 41-42, 한 점 차까지 따라붙은 KGC는 쿼터 4분여를 남기고 김태술이 가로채기에 이은 골밑 득점까지 성공시켜 쿼터 마침내 43-42, 역전에 성공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SK는 44-46으로 뒤진 상황에서 김민수와 변기훈의 3점슛, 심스의 팁인 등으로 연속 10득점하며 다시 흐름을 잡았고, 결국 55-48로 앞선 채 3쿼터를 마무리했다.

좀처럼 격차를 줄이지 못하던 KGC는 4쿼터 7분여를 남기고 김윤태의 연이은 3점슛 2방을 앞세워 58-59, 다시 한 점 차를 만들었다. SK가 박승리의 득점으로 응수하자 KGC도 김태술의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과 자유투로 62-61,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SK도 주희정과 김선형의 연속 득점으로 맞섰다. 이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KGC가 66-65로 한 점 앞선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진검승부가 벌어졌다. SK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심스의 득점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GC는 곧바로 양희종이 자유투 2구를 모두 적중시켰다. 곧이어 SK 최부경이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림을 벗어났고, KGC 김윤태가 천금 같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후 김윤태는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SK는 종료 13.8초를 남기고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KGC의 수비에 막혀 공격다운 공격도 못 해보고 패배에 울었다.

KGC는 이날 더블더블을 기록한 에반스(12점 14리바운드)를 비롯해 스타팅으로 나선 5명이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골고루 힘을 보탰다. 이들은 팀의 70점 가운데 65점을 합작하며 끈끈함을 과시했다. 어느 때보다 강한 집중력으로 SK에 맞섰고, 혈투 끝에 값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 "KGC도 쉽지 않다"는 SK 문경은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됐다.

SK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올린 김선형을 비롯해 심스(14점), 변기훈(11점), 김민수(10점)까지 4명이 10점 이상을 올렸으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특히 종료 2분 30여초를 남기고 변기훈이 5반칙 퇴장당해 공격 옵션 하나가 줄어든 것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주희정은 4쿼터 6분여를 남기고 레이업을 성공시켜 KBL 통산 5번째로 8000득점(8001점)을 돌파했으나 팀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KGC 김태술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김태술(오른쪽)과 오세근이 경기 후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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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플레이'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애런 헤인즈(SK)가 사과 기자회견을 연다.

SK는 16일 "지난 14일 전주 KCC와 경기서 2쿼터 중반 비신사적 플레이를 펼친 헤인즈가 김민구와 KCC 그리고 KBL 팬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17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헤인즈는 지난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2쿼터 중반 속공전개과정에서 코트로 돌아가는 김민구(22·KCC)를 왼팔로 강하게 밀쳤다. 공과는 상관없이 체중까지 실은 비신사적인 행위였다.

15일 SK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구단과 감독 그리고 선수 본인이 이야기를 통해 직접 사과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공식적으로 KBL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헤인즈와 함께 문경은 감독이 참석해 사과의 말을 전할 예정이다.

헤인즈는 경기 후 사과를 위해 KCC 벤치로 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 문경은 감독은 경기 후 허재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KBL은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심의를 위한 재정위원회를 하루 앞다겨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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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농구판에서 LG 세이커스는 '비운의 팀'이라고 말한다. 이유가 있다.

프로농구는 1997년 8개팀으로 시작했다. LG는 1년 뒤인 1997~1998시즌부터 프로농구에 뛰어들었다. 해체와 인수를 반복하면서 많은 팀들이 바뀌었다. 잘 살펴보면 지금까지 살아남은 구단 중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못한 유일한 구단은 LG(현재 10개 팀 중 우승을 못한 구단은 KT와 전자랜드가 있다. 이 구단은 2009년에 창단했다. 때문에 LG와 비교할 수 없다). 특히 지금까지 해체와 인수를 하지 않고 계속 유지한 구단이 LG를 포함한 세 팀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더욱 뼈아프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LG는 꾸준한 투자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창원에서 LG 농구단의 탄탄한 입지도 구축했다. KBL 최고의 인기팀이다. 하지만 우승반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KBL 특유의 평준화 전략이 LG의 공격적인 투자와 궁합이 맞지 않은 탓이 컸다. LG는 거물급 FA를 영입했지만, 그렇게 큰 효과가 없었다. 계속적으로 우승의 필수조건인 토종 빅맨 영입을 시도했지만, 제도적인 한계와 토종센터의 희귀성과 맞물려 여의치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 왔다. 올 시즌 LG는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FA 문태종의 영입과 김시래의 가세는 그럴 수 있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고대하던 신인드래프트 1순위 김종규를 영입했다. LG의 '토종빅맨 흑역사'가 걷히는 순간이었다.

LG 구단은 신중했다. 전력은 갖춰졌지만, 농구는 팀 스포츠다. 김종규 역시 테크닉이 많이 부족했다. 전력의 잠재성은 우승을 노릴 만했지만, 과신하지 않았다. LG의 한 관계자는 "김종규의 가세의 의미는 LG가 우승전력이 됐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냉철한 분석이었다.

최근 우승팀들을 분석해 보면 객관적인 전력 뿐만 아니라 조직력을 갖추는 팀이 유리했다. 적어도 2년 이상 손발을 맞춘 팀이 단기전에 압도적으로 강했다. 지난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전망도 다르지 않았다. "모비스, SK, KGC(오세근 김태술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전제)의 3강에 LG는 최고의 다크호스"라고 했다. LG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김종규의 공격 테크닉이 좋지 않다는 변수. 문태종 김시래 등 세 명의 주전이 바뀐 상황에서 조직력의 문제가 두번째 변수였다.

그런데 LG는 예상보다 잘한다. 11일 오리온스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1496일 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확실히 의미가 있다. 다크호스에서 우승후보로 변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듯한 모습이다.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기는 농구'를 한다. 김종규의 '보이지 않는 효과'가 크다. 그는 착실히 자신의 임무를 120% 수행하고 있다. 뛰어난 높이를 수비와 리바운드에 모두 퍼붓고 있다. 9.3득점, 5.7리바운드로 기록은 그리 파괴적이진 않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골밑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LG는 이기는 농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종규만으로 LG의 초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 김종규는 기본적으로 팀을 '딜레마'에 빠뜨리기 쉬운 타입이다. 공격루트가 단순하고, 테크닉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공격 쪽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약점들을 문태종과 김시래 등이 메워주고 있다. 이들이 존재하면서 팀내에서 김종규의 공격옵션 순위도가 높지 않다. 자연스럽게 김종규는 수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이런 효과를 외곽의 문태종 김시래 등이 누린다. 상호보완적인 선순환 효과다. 게다가 앞으로 LG는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환과 기승호의 포워드진, 박래훈 유병훈의 젊은 가드진이 경기를 치를수록 김종규와 함께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LG가 단독 선두에 오른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LG가 잘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손발을 맞추는 선수들이 조직력을 잘 맞췄다. 두번째 이유는 외부에 있다. 아직까지 모비스와 SK,그리고 오리온스와 KGC 등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100%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주전들의 잔부상과 조직력의 부재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은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절체절명의 플레이오프다. 이런 기세라면 LG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두 얼굴을 가진다. 한마디로 전력을 다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전력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많다. 동부가 그랬고, KGC가 그랬고, 모비스가 그랬다. 그런 팀들이 100% 전력을 갖췄을 때 LG의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LG는 여전히 세부적인 약점이 있다. 수비에서는 별다른 아킬레스건이 없다. 문제는 공격이다. 11일 오리온스와의 4쿼터 막판 단적으로 보여줬다. 승부처에서 LG의 공격루트가 매우 단순해졌다. 김시래와 센터간의 2대2, 혹은 문태종이 옵션이었다.(김종규가 5반칙으로 빠졌지만, 세트 오펜스에서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단순한 공격루트는 플레이오프에서 딱 좋은 먹잇감. 게다가 빡빡한 스케줄에서 문태종의 체력적인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 두 가지 문제해법은 김영환과 기승호가 열쇠를 쥐고 있다.

LG는 예전과 다른 매우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숙제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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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2차 집계 선두 유지/ 3점슛ㆍ덩크슛 콘테스트 두경민, 이승준 각각 1위

모비스 양동근이 1차 집계에 이어 2차 집계에서도 팬 투표 1위를 기록했다.

오는 12월 22일(일)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진행하고 있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 베스트 5 팬 투표에서 24일 자정 기준, 총 70,81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35,244표를 얻은 모비스 양동근이 지난 18일 발표한 1차 집계에 이어 2차 집계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양동근은 지난 16일 SK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부상당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 김민구(KCC/33,116표)와의 격차를 1차 집계 1,171표에서 2차 집계 2,128표로 벌이며 2011~2012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최다득표를 노리고 있다.

포지션별 투표 집계 현황을 살펴보면, 홈팀인 매직팀 가드부문에 최다득표 2위인 KCC 김민구와 지난 시즌 최다득표자 김선형(SK/31,351표), 포워드에 장민국(KCC/23,255표)과 애런 헤인즈(SK/22,155표), 센터는 오세근(KGC/23,401표)이 베스트5에 가장 근접해 있다.

원정팀 드림팀은 가드에 최다득표 1위 양동근과 김시래(LG/25,976표), 포워드에 이승준(동부/30,532표)과 함지훈(모비스/26,409표), 센터 부문은 김종규(LG/32,597표)가 베스트 5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김시래는 지난 1차 집계에서 가드 부문 베스트 5에 포함됐던 조성민을 300표차로 제치고 처음으로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KBL은 지난 18일부터 KBL 웹사이트(http://www.kbl.or.kr/)를 통해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 덩크슛 콘테스트 출전선수를 선발하는 팬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총 8명이 출전하는 3점슛 콘테스트는 현재 경기당 2.46개로 3점슛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경민(동부/558표)이 투표 시작부터 앞서가는 가운데, 조성민(KT/518표), 김민구(KCC/483표)등 리그 최고의 슈터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스타전의 꽃’ 덩크슛 콘테스트는 국내선수 부문과 외국선수 부문으로 나뉘어 투표 진행 중이며, 현재 국내선수 부문에서는 2013올스타 덩크왕 이승준(동부/783표)이 최다득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신인 김종규(LG/530표)와 이대성(모비스/195표)이 2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선수 부문에서는 로드 벤슨(모비스/501표)과 마이클 더니건(삼성/302표), 데이본 제퍼슨(LG/285표)이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 덩크슛 콘테스트 예선에는 국내선수 5명과 외국선수 5명이 출전한다.

네이버 웹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 베스트5 팬 투표와 KBL웹사이트(http://www.kbl.or.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올스타전 3점슛,덩크슛 콘테스트 팬 투표는 12월 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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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스가 시즌 초반 암울함에서 탈피하고 4연승의 신바람과 함께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국민카드 2013-14 프로농구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75-67로 물리치며 파죽의 4연승을 신고했다. 시즌 개막 후 4연패를 당하면서 위기설을 겪었던 오리온스가 확실히 달라졌다. 원인을 짚어보자.

‘중심’잡은 김동욱과 리온 윌리엄스

시즌 개막 후 추일승 감독이 믿고 쓰는 카드인 김동욱과 윌리엄스가 부진하며 연패에 빠졌었다. 김동욱은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10kg를 감량하며 이번 시즌을 알차게 준비했지만, 개막 후 이름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소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김동욱은 KBL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게 득점과 어시스트,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 지난해보다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하지만 1라운드 후반부터 자신의 전성기 시절 모습과 가까운 아우라를 뿜어내기 시작하며 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2라운드 두번째 경기였던 삼성 전 패배 이후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가 득점 등에서 더욱 활약을 해주어야 한다”라는 평가를 내렸던 게임 직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김동욱은 지난 토요일 KCC 전에서 14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이라는 성적과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서도 13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4쿼터 후반 결정적인 스틸에 이은 원맨 속공을 성공시켜 오리온스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또, 조금은 늦었던 시즌 준비로 인해 1라운드에서 지난해 리바운드 왕으로서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던 윌리엄스도 대단한 집중력과 투혼을 선보이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지난해에 비해 모자란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초반 6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본연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두 선수의 활약은 오리온스가 4연승과 함께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데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김승원의 성장, 살아나는 최진수

지난 시즌 오리온스는 3,4번이 가능한 최진수가 주로 4번 자리에 스타팅으로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 어깨 수술 여파로 훈련량이 확실히 적었던 최진수는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며 오리온스 팬들과 추일승 감독 머리를 아프게 했다.

이때 혜성같이 한 선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승원. 연세대 출신 2년차 정통 센터인 김승원은 최진수가 부진한 공백을 틈타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았다. 기회를 잡은 김승원은 ‘확실히’ 달랐다. 오프 시즌 많았던 훈련량을 광고라도 하듯, 연일 맹위를 떨치며 최진수 부진을 생각나지 않게 해주었다.

썸네일

루키였던 지난해 김승원은 대학 시절 보여주었던 플레이에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저 그런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올 시즌은 2년차 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며 오리온스 골밑의 ‘믿을맨’으로 성장했다. 추일승 감독 역시 김승원을 기용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승원 활약으로 잠시 휴식(?)을 갖을 수 있었던 최진수가 지난 7일 삼성 전을 기점으로 부활을 조짐을 보였다. 수술 여파 탓인지 평소에 보여주었던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던 최진수가 삼성 전 이후로 본연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승원 플레이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개선이라는 단어를 장착하며 활약을 해주고 있다. 지난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몸놀림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묵직한 센터 김승원과 활력 넘치는 최진수가 조합되며 오리온스의 인사이드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부분도 상승세의 또 하나의 요소이다.

한호빈의 등장, 그리고 ‘슛팅 가드’ 전태풍

지난 주 KBL 이슈 중에 하나는 바로 ‘로빈 훗’ 한호빈의 등장이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6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한 한호빈은 건국대 시절 팀 전력에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포인트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드래프트에서 ‘Big4’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좋은 기본기가 바탕이 된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과 득점력은 이미 대학 무대에서는 정평이 나 있었다. 그리고 센스 넘치는 패스 능력은 앞서 선발된 김민구나 두경민을 앞선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 전태풍과 이현민, 그리고 전형수라는 좋은 가드들이 즐비한 오리온스 라인업에서 쉽게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가드 포지션 트러블을 겪던 추일승 감독은 2라운드 들어 한호빈에게 충분한 시간 동안 출장이라는 기회를 주었고, 한호빈은 단방에 그 기회를 잡으며 지난 주 KBL 핫 코드로 떠올랐다.

3연승을 기록한 전주 KCC 전에 34분을 출장해 7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라는 쏠쏠한 성적을 남긴 한호빈은 일요일 경기에서도 26분을 출장해 5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라는 알토란 같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추일승 감독은 “신인이 간도 크다”라며 호쾌하게 웃은 뒤, “(한)호빈이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고 한호빈의 활약에 대해 무척 고무된 인터뷰를 남겼다.

한호빈의 등장으로 반사 이익을 본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펀 토커’ 전태풍이다. 한호빈과 함께 투 가드로 나섰던 전태풍은 한호빈 존재로 인해 슛팅 가드로 전업을 했고, 포인트 가드라는 포지션에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꼈던 부분은 훌훌 털어내고 공격에 전념해 오리온스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일요일 전자랜드 전에는 23분을 뛰면서 무려 20점을 몰아치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경기 투입과 함께 페네트레이션에 이은 레이업으로 6점을 몰아친 전태풍은 3쿼터 후반 팀이 7점을 뒤지고 있던 위기 상황에 코트에 나서 12초 동안 3점슛 2개를 몰아쳐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태풍은 게임 후 인터뷰에서 “슛팅 가드를 하니 머리가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웃음) 하지만 포지션 변화로 인해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던 경기는 기분이 나빳다(웃음) 그런데 팀이 이기고 나도 공격만 하면 되니까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특유의 재미있는 멘트를 날리면서 연승 상황에 대해 기쁘다는 표현을 남겼다.

그리고 랜스 골번이라는 세컨 용병도 서서히 KBL에 적응을 해가면서 윌리엄스의 체력 안배와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오리온스는 개막 후 겪었던 슬럼프를 지나 ‘되는 집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4연승과 7승 8패를 기록하며 함께 전주 KCC와 공동 5위에 랭크되었다.

승리를 위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2라운드 중위권 싸움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오리온스이다.

Posted by 우유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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